9월부터 10월까지, 세계 곳곳에 있는 국립극장의 작품이 서울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2007년에 시작된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올해로 4회를 맞았다.

이번에도 국립극장에 있는 4곳의 공연장(해오름극장, 달오름극장, 별오름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완성도 높은 해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일본, 이집트, 미국, 슬로바키아 등 총 9개국의 16개 작품이 올려지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고전의 현대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영원한 고전, 셰익스피어의 <오델로>를 올리는 헝가리 빅신하즈 국립극장은 타이틀 롤에 나이든 흑인이 아닌 젊은 백인 장교를 등장시키고, 독일의 칼스루에 국립극장은 동화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한여름밤의 꿈>을 현대발레로 재해석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품은 연극계 거장 로버트 윌슨의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다. 사무엘 베케트의 1인극으로, 한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수년간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와 대화하는 형식이다.

무대 위 소품, 조명, 소리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조율하는 로버트 윌슨의 연출력과 연기를 동시에 목격할 수 있다.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국립극장 T. 02-2280-422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