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International Art Fair영국 주빈국 초청 16개국 193개 갤러리 참여

KIAF2009 현장
아시아 최대 아트마켓인 2010한국국제아트페어(KIAF2010)가 오는 9월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KIAF2010은 국내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국제 미술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라는 목표로 2002년 첫 개최,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KIAF2010은 심사를 거쳐 엄선된 국내외 16개국 193개 갤러리(국내 120, 해외 73)가 참여, 전 세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신진작가에서부터 대가들에 이르기까지 총 5000여 점의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선 서울의 갤러리현대를 비롯해 국제‧동산방‧가나아트‧선‧샘터‧학고재‧ 갤러리, 지방의 동서‧조현‧리안‧나인 갤러리 등에서 김환기, 백남준, 이우환, 오치균, 배병우, 구본창, 김아타, 홍경택, 지용호 등 원로‧중견에서 소장 작가에 이르는 작품과 앤디워홀, 줄리안 오피, 페르난도 보테르, 야요이 쿠사마, 정판즈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망라한다.

해외에선 영국, 독일, 일본 화랑을 주축으로 유럽, 아시아, 중남미의 70여 개 화랑에서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준다.

데미안 허스트 'Tryptophan' 2010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영국을 주빈국가로 초청하고 이를 계기로 학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점이다. 영국은 1950년대 팝 아트(Pop Art)를 이끌었으며, 1990년대 YBAs(Young British Artists)의 충격적인 작품들과 함께 현대미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KIAF2010에는 영국 14개 갤러리들이 참가, 회화를 중심으로 판화, 사진, 설치 등 영국 현대미술을 다각도로 선보인다. YBAs의 대표 작가인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해 마크 퀸, 게리 흄의 설치 및 판화 작품들을 통해 YBAs의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작품 소재, 작가의 관심 대상, 표현 양식에 따른 다양한 출품작을 통해 영국 미술의 다채로운 면모를 감상할 수 있고,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이세현 등)과 세계 여러 작가들을 통해 영국 미술시장의 여러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6일 열리는 학술 프로그램은 KIAF2010 행사의 백미로 영국 현대미술의 주요인사들의 강연과 대담 등으로 짜여졌고 영국미술 및 미술시장의 현주소를 고찰하고 국제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시사하는 쟁점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두었다.

특별전인 미디어아트 전시도 눈여겨 볼 만하다. 회화작품 위주의 아트페어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이 특별전은 백남준에서 시작돼 설치 및 조각 등 여러 예술 장르와 결합해 21세기를 대표하는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한국 대표작가(김기라, 박준범, 박현기, 이이남, 진기종)를 통해 생생하게 제시한다.

이우환 '바람과 함께' 1987
KIAF2010은 이전에 비해 미술시장 활성화라는 본연의 목적에서 나아가 잠재력을 지닌 신진작가들을 지원하고 컬렉터와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게 두드러진다.

우선 작가 PT(Artists Portfolio Presentation) 프로그램을 강화해 가능성 있고 열정적으로 작업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국내외 갤러리 디렉터 및 미술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김도경, 남지, 안진우, 이보람, 최나리 작가 등이 선정돼 이들은 전시 'KIAF Discovery'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KIAF 행사에서 소개할 수 있다.

또한 '슈팅 히든 스팟(Shooting Hidden Spot)' 프로그램을 강화해 사진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KIAF 행사장 곳곳을 아티스트의 시선으로 촬영하고 이를 KIAF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 국내외로 작가의 작업을 알릴 뿐 아니라 KIAF 행사를 새롭게 재해석해 홍보할 수 있게 했다.

그밖에 다른 아트페어와 달리 KIAF가 특화해 운영하고 있는 '도슨트 (작품 설명) 프로그램'과 어린이를 위한 'Kids in KIAF'를 더욱 보강해 컬렉터와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를 높였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 도슨트를 활용하고 실제 작품 구매에 관심이 있는 컬렉터를 위한 VIP 도슨트 프로그램과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영어 도슨트 투어도 마련했다.

한국화랑협회는 KIAF2010을 통해 침체돼 있는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고 대중화를 확산시킨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작가PT 참여작가 남지의 'Visibility' 2008
KIAF2010 운영위원장인 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지난해는 대내외적인 경제불황과 신종플루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다소의 성과를 거뒀는데 올해 KIAF는 나름대로 내실을 기한 만큼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KIAF는 16개국 168개 화랑이 참가해 관람객 5만6000여 명이 다녀갔고, 거래액은 140억원(1360만 달러)에 달했다. KIAF측은 올해 목표를 관람객 6만2000명, 거래액 170억 원(1500만 달러)으로 삼고 있다.

매년 8월부터 9월 까지 아시아 미술시장은 아트페어의 열기로 가득하다. 8월 말 타이페이가, 9월 중순 경에는 중국 상하이, 그리고 9월 초에 KIAF가 열린다. 올해 9회째인 KIAF는 수준과 규모 면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트페어로 성장했다. 앞으로 세계적 아트페어로 발전하느냐가 관건이다.

표미선 회장은 "KIAF를 한국의 대표적 미술행사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해외 아트페어와 협력을 더욱 다각화해 아시아 넘버원 아트페어에서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

오늘날 국제 아트페어는 여전히 '마켓'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세계미술사를 읽을 수 있는 현재와 미래의 아트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문화를 확산하는 현장의 촉매이다.

바젤 아트페어의 예처럼 이제 국제 아트페어는 문화국력과도 연결된다. 이러한 아트페어가. KIAF가 힘을 가지려면 더 많은 관객의 발걸음이 요구된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