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Paul Smith>전폴 스미스 영감의 원천 아트컬렉션,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들 공개

코너 해링턴 '독재자와 댄서'
패션 거장의 예술철학 그리고 디자인의 밑거름이 된 영감의 원천을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전시회가 열린다. 대림미술관은 9월 2일부터 11월 28일까지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Sir. Paul Smith)의 아트 컬렉션을 소개하는 '인사이드 (Inside Paul Smith)' 전을 개최한다.

충동적인 수집가…예술과 일상, 고전미와 펑키함의 경계 넘나드는 유쾌한 작품들

는 클래식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디자인 감각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켰고, 21세기 패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러한 공헌을 인정받아 2000년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한번도 패션 디자인에 대한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디자인의 거장으로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했던 것이 아트 컬렉션이다.

스미스는 10대 때부터 수집을 시작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그는 동네 벼룩시장에 가서 포스터나 그림, 조그만 장식품 등을 구입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계속해서 열정적인 수집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가 모은 작품들은 매우 다양해서 본질을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만 그는 충동적인 수집가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을 선택할 때 작가의 명성이나 금전적인 가치를 따지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즉흥적이고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의 컬렉션 중에는 아름답고 클래식한 작품이나 수제품도 있고, 예술적 가치가 없는 키치적인 작품이나 괴상한 물건들도 많다.

이번 전시회에선 앤디 워홀, 데이빗 호크니, 뱅크시 같은 현대미술의 거장에서부터 무명 작가와 미대 학생들의 작품까지 약 70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으로는 순수예술과 거리예술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드는 코너 해링턴의 '독재자와 무용수(2007)', 영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화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뱅크시의 '갱스터 쥐(2003)', '리믹스된 꽃(2005)'이 있다.

또,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인 지오 폰티의 '파란 배경 위의 두 얼굴(1970),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버락 오바마의 '희망(HOPE)' 포스터 디자인을 담당하며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셰퍼드 페어리의 '평화 비둘기(2008)'도 감상할 수 있다.

제임스 로이드의 '핑크색 깃털 먼지떨이(2008)' 데이빗 호크니의 '프랑스 음식재료 가게(1971)' 등 영국을 대표하는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도 다수 전시된다. 이와 더불어 루크 콜필드의 'Ride to Live/Live to Ride(2000)'를 비롯해 무명 예술작가의 회화와 사진, 드로잉, 앨범 커버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아트 컬렉션뿐 아니라 그가 직접 촬영한 사진들, 그만의 위트 넘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디자인 작업과 런던의 오피스를 재현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전시에 소개되는 사진들은 길을 가거나 여행 중에 가 촬영한 것들로 일상을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런던 사무실을 재현한 공간도 마련된다. 실제 런던 코벤트 가든에 위치함 본사 사무실에서 쓰는 물건들을 가지고 사무실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그의 디자인이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탄생하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뱅크시 '갱스터 쥐'
이번 전시는 예술과 일상, 고전미와 장난기 넘치는 펑키함의 경계를 보여주는 개성 있고 유쾌한 그의 디자인세계의 원천과 예술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의 디자인은 어디에서 나오나

는 1946년 영국 노팅햄에서 태어났다. 그가 패션에 진출한 것은 완전한 우연이었다. 운동선수를 꿈꾸던 그는 16세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고향의 동네 의류공장에 취직했다. 그러나 심한 사고를 당해 6개월간 병원에 입원했고, 거기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다.

그들로부터 몬드리안, 워홀, 코코슈카 등 미술가들에 관한 얘기를 들었고, 롤링 스톤스나 마일 데이비스 등의 음악도 함께 들었다. 이때부터 그는 창의적이고 화려한 세계에서 일하는 것을 동경하게 된다. 2년 뒤 고향에 첫 부띠끄를 열었고, 6년 뒤엔 ''라는 라벨로 그의 첫 남성복 컬렉션을 파리에 선보이며 패션계에 데뷔한다.

데뷔 20년 만에 그는 영국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디자이너로 자리를 잡았다. 그의 브랜드 컨셉트는 자신만의 유머와 위트가 가미된 전통적인 영국 스타일이다. '클래식의 변형'은 영국 전통적인 맞춤 정장에 그만의 컬러와 패턴을 가미한 형태로 표현된다. 이같은 디자인 감각은 그의 아트 컬렉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매장마다 그의 컬렉션이 제품과 함께 진열돼 있다.

매장은 영국에 14개가 있으며, 파리, 밀란, 뉴욕, 서울, 도쿄 등 세계 곳곳에 200여 개 이상이 있다. 그는 패션뿐 아니라 에비앙, BMW 미니쿠페, 이탈리아 가구 몬도(Mondo) 컬렉션 등 다양한 산업디자인에도 참여하며 대중적인 디자이너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셰퍼드 페어리 '평화 비둘기'

지오폰티 '파란 배경 위의 두얼굴'
런던 사무실
데이비드 호크니 'Alimentation'
가 찍은 사진
폴 스미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