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 개인전 <Mascherata>가면성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 위트 있게 풀이

'Sealed Smile' 2010. 장지에 채색. 130x97cm
양처럼 순하게 생긴 어린아이의 활짝 웃는 얼굴, 그러나 눈물이 맺힌 눈은 '웃어도 웃는 게 아닌'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여기에 치아 위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교정기와 양쪽 눈망울의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는 외모 지상주의 또한 풍자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 종이인 장지를 사용하며 동양적인 색채를 드러내면서도 감각적인 팝 아트 작업을 해온 김지희 작가가 또 하나의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오는 9월 15일부터 28일까지 관훈동에 있는 갤러리 the K에서 전시되는 김지희 작가의 개인전에는 기존의 작품과 더불어 신작들이 다수 선뵌다. 신작의 테마는 'Mascherata'('가장무도회'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가면을 쓴 듯, 자신의 내면을 가리고 겉모습을 포장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한 은유다. 신작은 이전 작품에 등장하던 어린아이가 성장한 듯한 젊은 여인이다. 눈은 여전히 오드아이로 빛나고 있고 백발의 머리 위엔 곧 시들어버릴 화려한 꽃들이 얹혀졌다. 아름다움의 덧없음이다.

작가는 "페르소나, 즉 가면성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위트 있게 풀어내고자 했다. 작품의 첫인상은 기분 좋아지는 팝 아트처럼 밝고 경쾌하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내면의 고독까지 담아내고자 했다"며 신작을 설명했다.

'Sealed Smile' 2010. 장지에 채색. 72x60cm
프랑스 미술평론가 장루이 프아트뱅은 "김지희가 중요한 아티스트인 이유는 우리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모델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데 급급해 감정적인 뿌리를 외면하는 존재들 말이다"라며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주시한 바 있다.

김지희 작가는 이번 초대전 이후, 런던, 뉴욕 기획전을 비롯해 본격적인 해외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ealed Smile' 2010. 장지에 채색. 73x91cm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