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세계'
그동안 '화가와 대상'이라는 전통적인 관계에 중점을 두었던 작가 유현경은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신작을 통해 외부 공간의 피사체에서 벗어난 작가 내부의 기억과 경험을 표현해 냈다.

이분법적인 경계를 흐리고 내부에 잠재된 기억을 표현해내는 것은 다분히 추상적이며 기하학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구작에 비하여 다소 기하학적이고 자동기술법과 같은 느낌으로 재현돼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비현실적인 소재들은 때로는 신화적인 분위기로, 성적 코드화되어 다의적 해석을 가능케 했다.

전시 제목인 <나는 잘 모르겠어요>처럼 자신의 내부에 기록된 기억과 충격, 감성의 정체는 어쩌면 외부의 피사체보다 더욱 알 수 없는 그 무엇일 것이다.

때문에 작가가 무의식적으로 표현해낸 작품 앞에 선 감상자들은 작가의 내부 기억의 정체를 파고들거나, 자신의 기억에 힘겹게 끼워 맞추는 노력 대신 무의식적으로 표현된 감각 그대로를 수용하는 자세를 필요로 할 것이다. 9월 2일부터 9월 25일까지. 갤러리 LVS. 02)3443-782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