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살고 있는 김종학 화백이 스케치 한 것을 경주 도덕산 바람골의 윤광조 작업실에 가져 오면, 도판으로 밑 작업을 한 후 드로잉이나 부조로 작품을 마무리 하였다.
설악의 아름다운 풍경이 질박한 흙 위에 정착하면서, 흙 특유의 소박함과 정직성이 민화의 특징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였다. 물론 김종학 화백이 지닌 특유의 색채는 포기해야 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두 개의 완벽이 만나 충돌하는 일을 면케 하였다. 진정한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낮추고, 몸을 굽히는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이번 작품은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는 두 작가의 성품과도 흡사하다. 세밀함과 정교함 대신 약간의 투박한 터치를 선택함으로써 흙 특유의 질감을 잘 살려 냈으며, 그로 인해 어딘지 모르게 고요하고 평안한 느낌을 자아냈다. 9월 15일부터 10월 17일까지. 두가헌 갤러리. 02)2287-3552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