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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문학, 축제를 열다

'2010 세계작가 페스티벌', '한강문학축전'
  • 1회 한강문학축전
가을이면 출판 도서관련 행사가 넘친다. 올해는 특이하게 물을 테마로 한 두 축제가 눈길을 끈다. '바다의 시 정신'을 주제로 개최되는 '2010 세계작가 페스티벌'(3일~6일)과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한강 문학축전'(9일~10일)이 그것.

두 축제 모두 어떤 도서관련 행사보다 큰 규모를 자랑한다. 고은, 신경림 등 국내 대가들과 모옌 등 책으로 만났던 유명 해외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유명 문인 한자리에

'2010 세계 작가 페스티벌'은 국내외 작가 4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문학 축제다. 10월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4, 5일 단국대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에서 주제발표와 작품낭송이 있고, 6일 작가들의 창덕궁, 경복궁 일대 역사문화탐방 행사가 이어진다. 단국대와 동아일보가 공동주관한다.

페스티벌의 주제는 '바다의 시 정신-소통의 공간을 노래하다'이다. 이 행사의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인 고은 시인은 9월 27일 가진 간담회에서 "일상의 감각에서는 세계가 하나의 공간으로 경험되고 있음에도 국가·종교·이념의 충돌은 여전한 현실이다. 바다를 주제로 세계의 문학인들이 모인다는 것은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서 뜻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 고은
바다에 대한 각국 문인들의 감상은 흥미롭다. 세계작가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중국 시인 린망(林莽)은 극도의 절망에 빠져 누구와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던 때를 돌아보면서 "상상하고 갈망해 본 사람, 간절히 희망하고 또 절망해 본 사람, 절망과 희망을 겪어보고 그 고통에 몸과 마음을 내맡겨 본 사람은 알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는 "'바다의 시 정신'이란 넓고 밝고 항구적이며 소통이 자유로운 문화정신이며, 우리의 시는 이러한 정신의 격려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해 갈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낸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최동호 씨는 "이제 시인들의 상상에 떠오르는 것은 실제의 바다가 아니라 가상공간의 상상의 바다이기도 할 것이고 우주 공간을 떠도는 유랑하는 자아이기도 할 것"이라면서 최근의 기술변화가 '디지털의 바다'로 문학적 상상력을 확장시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작가 페스티벌 첫날인 4일은 오전 11시부터 단국대 죽전 캠퍼스 인문대 소극장에서 '상상의 바다'를 주제로 1차 포럼이 펼쳐진다. 백낙청, 메릴, 고이케 마사요(일본 시인), 린망(중국 시인), 예지 일크(폴란드 시인), 쩐아인타이(베트남 시인)가 발표하고 염무웅, 정남영, 류중하, 김승희 등이 토론에 나서며, 더글러스 메설리(미국 시인), 무샤르, 모옌, 박범신, 나희덕 등의 작품 낭송이 이어진다.

이튿날인 5일은 오전 11시부터 단국대 천안 캠퍼스 국제회의장에서 '소통의 바다'를 주제로 2차 포럼이 열린다. 콜리나스, 더글러스 메설리(미국 시인), 무샤르, 베이다오, 최동호, 김수복 등이 발표하고 김현균, 안선재, 조재룡, 강상대 등이 토론자로 참가한다. 린망, 쩐아인타이, 이가림, 안도현 등이 작품을 낭송할 예정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온 고은 시인과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 중국시인 베이다오(北道) 등 낯익은 이름을 제외하고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상당수 작가들은 각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알려졌다.

  • 백낙청
일례로 고이케 마사요(小池昌代)는 일본의 대표적인 중견 여성 작가다. 중년 여성의 불안한 내면을 날카롭게 묘사한 작품으로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고단샤 에세이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 <파도를 기다리다>가 국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스페인 생태시인 안토니오 콜리나스, 프랑스의 시 전문 계간지 '포에지'의 편집장인 시인 클로드 무샤르, 뛰어난 장시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21세기 베트남의 문학현상'의 주인공이 된 시인 쩐아인타이, 아메리칸 북 어워드 수상자인 미국 시인 더글러스 메설리 등도 주목할 작가이다.

시민들의 도서 축제

2010 세계작가 페스티벌이 문인들이 주축이 되는 잔치라면, '2010 한강문학축전' 은 일반 시민이 주인공인 행사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한강 문학축전은 '문학, 선유도에 흐르다'는 주제로 선유도공원에서 펼쳐진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한다.

문학축전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소설가인 박범신 씨는 "그동안 서울에 변변한 문학축제가 없었는데, 이야기가 있는 섬 선유도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문학 놀이터'가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정수장이 있던 섬 선유도는 마음을 정제하는 문학과 잘 어울리는 곳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 최동호
이번 축전은 선유도를 특별한 문학의 섬으로 만듦과 동시에 문인과 시민이 하나가 되는 잔치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박범신 씨는 "그동안 전문가의 전유물처럼 갇혀 있던 문학이 권위의 갑옷을 벗고 시민에게 다가가는 마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9일 오후 '한강선언' 낭독과 기념비를 제막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틀간 여러 시인과 소설가가 시민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카페'와 작가와 시민이 선유도공원을 산책하는 '작가와 함께 하는 문학산책' 등이 이어진다. 시인 정현종, 김경주, 유안진, 신용목 씨와 소설가 은희경, 임철우, 김종광, 정한아 씨 등이 참여한다. 9일 오후 3시 30분에는 도종환 시인을 초청해 자신의 작품과 문학 세계를 소개하는 '작가 강연회'가 준비됐다.

10일 오후 2시부터는 시인 70여 명이 한강을 주제로 한 작품을 시민과 함께 낭독하는 '한강 시축제'가 이어진다. 시인 김남조, 신달자, 곽효환, 박후기, 추가열, 조영순씨 등이 참여하며 소개되는 작품을 담은 기념시집도 출간된다.

이와 함께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이상의 문학을 그림으로 선보이는 '이상 문학그림전', 한국 현대문학 100년 역사를 깃발에 표현한 '깃발문학 100년전', 한국 현대문학과 아동문학 베스트셀러를 전시하는 행사도 열린다.

  • 김수복
그 외 한강문학상 고교생 백일장, 고교생 문학그림대회,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문학을 주제로 이야기나 그림을 만드는 초등학생 가족문학대회 등 공모 프로그램도 개최된다.

  • 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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