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ind 정신건강 사진전>최우수상 등 28점, 안성 의왕 가평 수원 성남 순회 전시

아버지, 친구, 아기. 어떤 마음이 드는가? 가슴 한쪽이 따뜻해지면서 벅차오르는 감정이 느껴지는가? 이들을 사진으로 봤을 때 그 감정은 감동을 넘어 코끝이 찡한 설렘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의료기관의 힘을 빌리거나 나만의 취미생활을 가짐으로써 정신건강을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바로 가족과 친구들이다.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순간 우울증 등은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다. 10월 10일은 '세계정신건강의 날'이다.

정신건강 사진전, 마음을 담다

'황혼의 로망스', '창 속의 너와 나', '추격자'.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센터는 지난해부터 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G-mind 정신건강 사진전 최우수상 '황혼의 로망스'(김남일 작)
올해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소통'에 관한 주제로 일반인들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진 공모를 했다. 최우수상에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황혼의 로망스'가 차지했다. 비가 내려 사진을 찍기 힘든 상황이지만 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우수상은 '창 속의 너와 나'다.

세상 사람의 겉모습과 속마음이 다르고, 나와 네가 입고 있는 옷이 달라도 창 속에 비치는 모습만은 똑같다는 내용이다. 장려상의 '추격자'는 엄마를 뒤에 두고 기어가는 아기의 모습이다. 아이는 앞질러 가지만 엄마는 언제나 아이를 잡으려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감동을 준다. 사진 한 장 속에 사람 간의 짧고도 미묘한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진전에는 162점이 출품되어 심사를 거쳐 최우수, 우수, 장려상과 입선 28점이 선정돼 전시된다. 안성(9월 30일~10월 3일)의 안성시립도서관 전시실, 의왕(10월 9일~10일)의 계원예술대학교, 가평(10월 12일~15일)의 가평역, 수원(10월 16일~20일)의 수원청소년센터 전시실, 성남(10월 22일~26일, 10월 27일~29일)의 구미도서관과 중원도서관에서 한 달간 진행된다.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센터 마음상상팀의 백승희 씨는 "사진과 미술 등은 정신건강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작업들이다. 우울증이나 자살예방 등을 위해 광역정신건강센터 자체적으로도 사진 촬영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이번 사진전을 매개로 정신장애인들과 일반시민들에게 자기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예술적 잠재능력을 발휘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말 사진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G-mind 정신건강 사진전 우수상 '창 속의 너와 나' (윤상흠 작)
사진작가 김현중 씨는 수원, 부천, 성남, 안성의 정신보건센터에서 사진표현 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자존감을 향상 시킬 수 있도록 사진 촬영의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먼저 자신이 찍고 싶은 사진을 직접 그려보는 것이다. 사진을 촬영하기 전 워밍업 단계로 현재의 감성을 끌어낼 수 있고, 과거의 좋고 나쁜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다. 더불어 그 그림을 토대로 함께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다양하게 세상을 담아보기이다. 똑같은 사물을 다양하게 담아보는 사진법을 익히는 시간이다. 카메라 셔터를 아래, 앞, 위에서 눌러보고, 내가 담고자 하는 대상을 가까이, 멀리, 더 멀리서 촬영해 본다. 똑같은 대상도 카메라의 위치에 따라, 거리에 따라 다양하게 담길 수 있음을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세 번째로는 주제를 잡아 사진을 찍어보는 것. 특히 공동작업을 통해 하나의 주제를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를 촬영한다면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든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빗물이라든지 다른 시선으로 촬영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네 번째는 색을 담아보는 훈련이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색 중에 하나의 색을 정해 담아보는 것이다. '빛 그림'이라고 불리는 사진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빛과 색.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물건과 풍경 등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G-mind 정신건강 사진전 장려상 '추격자'(이석영 작)
다섯 번째로는 사진찍어 이어그리기다. 사진이라는 프레임 테두리를 뛰어 넘어 그림을 이어 그려보는 작업이다. 촬영한 사진을 두고 그 밖으로 그림을 이어 그리면 자신의 상상력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사진 선물하기다. 자신 있게 촬영한 사진을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을 한다는 건, 내 주변인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사진에 간단한 메모를 적어서 선물하면 더욱 좋다.

일곱 번째는 카메라를 들고 담고 싶었던 풍경이 있는 곳으로 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시선을 끄는 모든 것을 다양하게 담아낸다. 모든 촬영이 끝나면 동료들과 찍은 사진을 함께 보고 나누는 시간도 좋다.

마지막으로 발표회 시간을 갖는다. 자신이 담았던 사진과 글을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해 스토리텔링이 담긴 사진전을 여는 것이다. 사진 속에 담긴 에피소드를 풀어보는 것도 정신적 피로를 푸는 좋은 방법이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