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알지 못하는 물고기'
인간의 마음속엔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 어린 아이가 살고 있다. 인간의 나약함을 온 몸에 끌어안고 마음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훌쩍거리는 어린 자아. 작가 김소연은 모든 이들에게 내재된 이러한 아동적인 심리를 '어린 아이'로 형상하여 작품화하였다.

일찍이 아동 미술치료에 관심이 많았던 김소연 작가는 이전 전시에서도 방임아동들의 자폐적이고 퇴행적인 행동을 작품화했었다. 이번에는 보다 능동적으로 그들의 결핍된 욕망을 충족시켜 나가는 아이들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물고기로 상징되는 욕망의 대상을 풍선처럼 줄에 묶어 들고 다니는가 하면, 물고기를 화분에 심어서 키우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나 아닌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는 외로움의 또 다른 표현이다.

즉, 소유욕으로 대표되는 아동의 욕망은 타자의 본질을 부정함으로써 소유가 아닌 또 다른 결핍을 낳는 것이다. 본질을 파괴하는 것은 소유의 대상에게 있어 폭력일 수 있지만, 소유의 주체 역시 결핍이 만들어낸 환상의 피해자이다.

작가는 이 모든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고자 한다. 어린 아이의 행동 속에 보이는 무수한 허탈함과 소외감을 치유하고픈 것이 이번 전시의 주목적이다. 10월 7일부터 10월 30일까지.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02)720-578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