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BURGUILLO-6'
스페인 예술가 마틴 버귤러가 우리나라에서 갖는 첫 번째 개인전.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그의 작품은 대부분 원색으로 표현되어, 화려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돈된 인상을 풍긴다. 또한 발랄한 색감 속에 내재된 긴장된 나열은 마치 정물화 같은 정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작품 속에 등장한 쇼핑백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안의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기에, 관람객들은 그 속에 수많은 상품들을 상상하고 나열해본다. 이렇게 이 세상의 모든 물건을 주어 담은 쇼핑백들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그러나 그 속에는 어떤 특정한 물건이 아닌, 현대인의 욕망만이 가득하다.

그저 물건을 담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 전면에 등장하여, 또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 쇼핑백은 이제 또 다른 상품이자 욕망의 얼굴이다. 소비문화의 상징인 쇼핑백이라는 상업적 아이콘을 이렇게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작품 속에서 팝아트적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10월 21일부터 11월 7일까지. 청화랑. 02)543-166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