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5> 전구본창, 김중만, 이정진, 다니엘 리, 미야오 샤오춘 대표작 선보여

구본창 'In the beginning'
'BIG 5'는 흔히 갖고 싶은 것, 한 조직을 대표하는 것, 최선의 역량을 보여주며 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플레이어 등 어떤 분야에서 최상의 것을 하나로 묶는 의미로 쓰여지는 단어다. 이러한 'BIG 5'에는 가질 수 없어서, 다가갈 수 없어서 더 안타까운 로망과 선망이 담겨 있다.

5년간 사진만을 생각해온 갤러리 나우가 동시대 사진가 5명을 'BIG 5'라는 함의로 엮었다. 구본창, 김중만, 이정진, 다니엘 리, 미야오 샤오춘 등으로 인간이나 자연에 내재된 본성에 더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인간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하게 하는 작품들로 꾸몄다.

동시대 한국의 사진의 역사를 상징하며 삶의 깊은 성찰을 담은 구본창의 'In the beginning'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운명을 거역할 수 없는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을 신체를 매개로 구현했다. 작은 사이즈의 인화지를 재봉으로 겹겹이 쌓은 작품은 삶의 무게를 연상시키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실은 끊임없는 생명력과 인연을 반추하게 한다.

김중만의 '아프리카-낙화'는 아프리카의 일상적인 풍경 속 나무, 꽃잎에서 전해지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꾸밈없이 담아 아프리카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인간애를 감성적으로 보여준다. 이정진의 'Wind'는 풍경 속에 투영된 작가의 사색을 들여다볼 수 있다. 숲이나 들판, 혹은 사람의 흔적이 있는 마을에서 작가의 감정과 상상력을 흔들어 놓는 장면은 곧 내면의 울림으로 Wind는 작가에게 자유로운 정신(free spirit)이고 에너지이며 사라짐과 변화됨, 슬픔이며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미야오 샤오춘의 'Microcosm, Last judgement'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지상 쾌락의 동산'을 모티프로 죽음과 탄생, 지옥과 천국, 처음과 끝 등의 화두를 동양적 관점에 근거해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동양의 12 간지(干支) 동물을 상징화한 다니엘 리의 'Circus, Celebration'은 동물과 인간을 동일시하는 시선으로 인간애마저 초월한 생명의 가치에 대해 노래한다.

이정진 'Wind'
'BIG 5'의 대표작을 통해 작가의 영혼을 이해하고, 그들의 넓고 깊은 삶에 대한 해석과 사색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전시는 10월 13일부터 26일까지. 02)725-2930


다니엘 리 'Circus'
미아오 샤오춘 'Transport'
김중만 '낙화(落花)NAIROBI KENYA'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