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소리'
빈 곳을 채우기 바쁜 현대인들은 웬일인지 가슴 속은 텅텅 비어 매번 요란하게 울어댄다. 채워 넣을수록 버거워하고, 토해내고, 울어댄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이 아픔을 무시한 채 또 다시 무언가 채워 넣기에 분주하다.

이에 작가는 그들을 치유하기 위해 텅 빈 해변가로 향한다. 상처 위에 딱지가 앉기 위해서는 '숨'이 필요하다. 해변은 제 몸을 비워 온몸으로 그 숨을 받아낸다. 넓은 품으로 피 흘리는 마음을 감싸 안는다.

'침묵의 목소리' 작업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타자와의 동질성을 회복시키고자 한 이일우 작가는 개인 안의 억눌린 슬픔을 토해내게 만든다. 그리고 타인의 슬픔을 지켜보며 자신의 아픔을 발견하기를 바라고 있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슬픔과 고독의 동질성이야 말로, 서로를 끈끈하게 묶어주며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서로의 뜨거운 호흡을 숨으로 삼아,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10월 21일부터 11월 2일까지. 비주얼아트센터 보다. 02)3474-001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