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살다_97x162cm'
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의 부재를 소재로 다룬 수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토록 솔직하게 표현해낸 작품도 드물 것이다. 그 누구보다 인간의 내면적 고통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주리의 개인전이 10월 27일 인사갤러리에서 열린다.

먼저, 이번 전시명인 '던져짐-살다'가 눈에 띈다. 누군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에게 와 닿는 표현이다. 이토록 우리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단어가 있을까.

인간은 세계 속에 태어나기도 하지만, 이러한 탄생은 곧 세상 속에 던져짐을 의미한다. 세상은 이미 만들어진 정형화된 시스템으로 톱니처럼 맞물려 굴러간다. 그 속에서 적정한 속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박탈되고, 거세되고, 고립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근작들에선 하나로 엉켜있는 유기적인 몸 덩어리를 볼 수 있다. 이는 나와 너이기도 하며, 내 안의 숱한 나이기도 하다. 외로운 개별적 존재들은 서로 엉키고 섞이며 하나가 되고자 하지만,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결국은 타인으로 존재하는 서로를 인식할 뿐이다.

고립, 경쟁, 불통의 사회 속에서 작가가 건네주는 위안의 메시지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10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사갤러리. 02)735-265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