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은 물리적 사고를 하지 않고 날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이 어찌 날고 싶은 것이겠는가? 아마도 높은 곳에서 바람을 느끼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그 이룰 수 없는 동경, 내 마음 속 풍경, 그런 것 아닐까 싶다. 내가 가끔 우리 집 지붕 위를 쳐다보며 그런 꿈을 꾸었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그야말로 무한 경쟁사회로부터 우리 모두가 잠시나마 탈출할 수 있기를 염원하고 있다.
지는 낙엽보다 더욱 쓸쓸한 풍경이 돼버린 40대 남성들의 뒷모습. 매일이 고단한 발걸음이지만, 불안한 내일을 위해 걷고 또 걸어야 한다. 전투하듯 살아가야 하는 일상은 더 이상 일상이 아니다.
유난히 안타까운 모습의 그들은 작품 속에서 나직이 그들만의 애환을 속삭인다. 구원을 요청하듯, 헉헉거린다. 작가는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같이 극복해 나가기 위해 그 힘겨운 숨결을 작품 속에 오롯이 담아냈다. 10월 27일부터 11월 23일까지. 트렁크 갤러리. 02)3210-123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