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어버렸다. 우리가 잃은 것은 엄마일까, 엄마라는 이름 뒤로 오래 전에 사라져 버린 한 사람일까. 언제나 내밀 줄만 알았던 이기적인 손길을 아무 말 없이 따뜻이 잡아주던 엄마의 손. 이제는 손을 뻗어도 잡히지 않는 아주 오래 전에 잃어버린 존재, 엄마.

지난 1월에 연극으로 첫 선을 보였던 신경숙 원작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10월 30일, 새로운 연출과 배우들로 두 번째 무대를 선보였다.

초연 당시 원작소설의 명성에 걸맞게, 2010년 상반기 최대 히트를 거두었던 이번 공연은 심재찬 연출과 손숙, 허수경, 김여진 등의 걸출한 배우들을 통해 더욱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늘 절대적인 '사랑'과 '희생'으로만 귀결되는 엄마의 존재. 그러나 그 안에는 우리들이 잊고 있던 한 개인의 삶이 있다.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엄마라는 존재.

엄마라는 이름 안에 갇힌 한 개인의, 한 여인의 고통과 외로움을 가족들은 차차 깨달아 간다. 무심하기만 했던 엄마의, 그리고 아내의 인생은 되돌아보게 하는 연극.

10월 3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1544-155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