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작가 몰리에르는 그의 작품 속에서 시대의 계략가 '스카펭'을 탄생시켰다. 이제는 고전이 되었지만 극단 수레무대는 '스카펭'이라는 인물이 우리의 현실 곳곳에 살아있는 한 인간유형으로 보고, 김태용 연출과 함께 21세기 스카펭을 재탄생시켰다.

스카펭은 사랑에 빠진 두 쌍의 젊은 연인과, 사업상의 이유로 정략결혼을 시키려는 아버지들 사이에 위치하여 돈을 빼앗는 등 갖은 이기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 하인이다.

인간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속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스카펭. 관객들은 스카펭이라는 인물을 통해 전 시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희극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스카펭의 간계>는 중력의 법칙을 이용한 등퇴장이 그 특징이다. 몰리에르의 희곡 중 가장 스펙터클한 이 작품은 널뛰기나 시소와 같은 장치를 사용하여 더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난타>와 <점프>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퓨전양식과도 같다.

중력을 이용한 독특한 등퇴장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연극 무대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는 퍼포먼스이다. 10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031)358-251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