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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다가가는 시뮬레이션

[6대륙 작가 초청 현대 미술전]
변화와 성장 주제로 활동하는 세계 26명 작가 작품 선보여
  • 메건 올슨과 그녀의 작품 'Cold Fire'
"흐르는 건 그냥 흐르는 거잖아요. 한 불교 승려에 대한 멋진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강가에서 제자와 앉아 있던 승려의 이야기입니다. 제자가 물었습니다.

'스승님 물은 왜 흐르는 것입니까?' 스승은 대답하기 전에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을 보냅니다. '그저 흐른다.' 이것이 제 답도 되겠습니다."

하얀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독일의 작가 고타르트 그라우프너는 자신이 생각하는 '변화'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독특한 화면 기법으로 2차원의 회화에 촉각까지 담아낸 작가는 독일의 대표 화가 3인에 꼽힌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그의 작품이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에 걸렸다.

지난 25일부터 일주학술문화재단 주최로 전시 중인 6대륙 작가 초청 현대 미술전 . '변화'와 '성장'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전 세계 26명의 작가들의 작품 60점이 전시 중이다.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온 20대 신진작가부터 70대 거장에 이른다.

  • 크리스티나 바로소의 'Moonscape'
추상적이지만 우리 삶과 뗄 수 없는 주제로 독특한 화풍을 구사하는 작가들로 대부분 한국에는 처음 소개된다. 한국 작가로는 이기봉이 유일하다.

'시적인 현실'이라고 명명한 주제에 기반해 자연과 인간의 교감에 주목하는 나바르 바사르(Natvar Bhavsar·인도), 작품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는 싱고 프란시스(Shingo Francis·미국/일본), 이슬람적 전통을 작품에 담아내는 무하메드 타하 후세인(Muhammed Taha Hussein·이집트)과 지도에 작업하며 우주의 역사와 인간의 삶을 통찰하는 크리스티나 바로소(Cristina Barroso·브라질)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같은 주제에 대해 그것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식은 그들이 태어난 국가, 그들의 종교,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디지털 아트 시대를 연 작가 중 한 명인 만프레드 모어(Manfred Mohr·미국/독일)는 알고리즘 작품을 선보였다. 네모난 박스에 10초마다 새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 사이클은 없다.

즉, 한번 지나간 이미지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볼 수가 없다. 플라잉 디스크에 기하학적 문양과 색채를 혼합한 폴 데이시(Paul Dacey·미국). 그는 "황혼에서 일몰, 태양빛에서 달빛에 이르는 색채의 혼합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과 날짜에 대한 개념을 포함해 함축적인 변화라는 모든 요소가 담겨 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 이기봉의 'End of the end'
밝고 경쾌한 색채감이 한눈에 들어오는 메건 크레이그(Megan Craig·미국)는 기쁨과 축하, 놀라움에 반응하는 몸의 기관을 색채로 표현했다. 이기봉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인간이 가진 판타지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고 설명한다.

"현실과 비현실, 혹은 초현실적인 것들 사이에 놓인 중간 범주의 세계를 가시화하는 것이죠." 새파란 액체로 가득 찬 수조 안, 책이 새처럼 너울거리는 그의 작품은 전시장에서 유독 눈에 띄는 작품 중 하나다.

이들 작가들을 한 자리에 모은 이는 그 역시 작가인 프리 일겐(Fré Ilgen·네덜란드/독일)이다. 우주, 흐름, 삶, 에너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회화나 설치미술로 시각화하는 그는 이번 전시를 총기획했는데 작가와 작품 선정, 디스플레이까지 2년에 걸쳐 준비했다.

"제 작품은 물론 초청된 작가들의 작품에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의 변화가 실제의 변화는 아니지만 이들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지요."

작품의 여운은 패션으로 옮겨간다. 초청작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의상을 제작한 의상전 도 흥국생명빌딩 지하에서 전시 중이다. 연세대 색채&패션디자인연구실 소속 디자이너 30명이 작품에 한 점씩 출품해 하나의 주제를 미술과 패션 두 가지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싱고 프란시스의 'Bound for Eternity'
전시는 내년 1월 30일까지 계속되며 흥국생명빌딩 1층 오픈 갤러리와 3층 일주&선화 갤러리에서 열린다.

  • 프리 일겐의 'Your Long Journey'
  • 매건 크레이그의 'Jub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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