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진주귀걸이소녀 30호'(좌), 홍상식 'mouth-red'(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간다는 것은 결국,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인간에게 있어 창조는 바로 이러한 과정이며, 예술은 'make-break-make'의 과정을 반복하며 세상 속에 새로운 이야기를 건넨다. 김중식과 홍상식 작가 역시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들만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 나간다.

작가 김중식은 새벽을 사랑한다. 모든 생명이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그 고통 속에서 잉태한 작은 생명체도 비로소 빛을 머금는 위대한 시간. 그리고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간, 새벽. 작가는 이 시간 속에서 라파엘로의 여인과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모네의 피리 부는 소년 등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우리의 혼이 빚어낸 마음속 항아리에 아름다움을 묻어놓고, 그 빛이 영원하길 기원한다.

작가 홍상식은 국수 다발, 철사, 대나무 등의 재료를 거쳐 이번엔 음료용 '빨대'를 이용하여 현대인의 욕망을 표현해 낸다. 특히 빨대를 통해 욕망을 삼키던 입술은, 그 자체가 빨대로 표현되면서 묘한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또한 작품은 바라보는 관객의 위치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며, 일회성 상품과 같은 가치의 변화, 현대인들의 욕망과 위선을 꼬집고 있다. 10월 19일부터 11월 19일까지. 리나갤러리. 02)544-028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