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산수를 그리던 작가는 이제 산수를 통해 인간의 소유욕을 이야기한다. 전시명 'More'가 말해주듯, 그는 가장 인간다운 솔직한 얼굴로 더 많은 것을 욕망한다.

산수화를 그려야 하는 최초의 목적성은 사라지고, 단순히 산수라는 대상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들 때 작가는 이 욕망의 정체에 대해 끈질기게 상상하고 기어이 소유해낸다.

이는 풍경을 도려내고 썰어오는 과정을 통해 차츰차츰 구현된다.

'도려내기' 작업은 명승지를 관람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소유하고 싶은 풍경을 부분적으로 잘라와 수석으로 전락시켜 욕구와 욕망의 순서에 따라 재배치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런 식으로 인간이 썰어온 풍경 위에는 개인적 취향을 의미하는 물품들을 함께 조화시킴으로써 원래의 자연성은 사라지고 욕망의 서사적 풍경이 비로소 나타나게 된다.

인간의 욕망과 소유욕은 사진과 조각, 라이트 패널 그림,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된다. 전통적인 산수를 벗어나,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현대적 산수를 감상하며 작가만의 색다르고 깊이 있는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11월 3일부터 11월 28일까지. 갤러리 16번지. 02)722-350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