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과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갓 빠져 나온 한국의 역사는, 이후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쉴 틈 없이 또 한 번의 혼돈을 겪어야 했다.

일본문화와 서양문화가 혼재돼 있던 60~70년대 클럽음악은 요지경 같은 세상 속에 대중의 마음을 보듬는 유일한 여유이자 위로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 배호가 있었다.

배호는 29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지만 '두메산골' '돌아가는 삼각지' 등 300여 곡을 발표하며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2011년 11월 7일에 타계 40주기를 맞는 배호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2009년과 2010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천변살롱>의 뒤를 잇는 '천변시리즈'의 음악극이다. 이번 공연은 특히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가 <천변카바레>의 음악감독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그녀는 '천변밴드'와 함께 연주하며 배호를 짝사랑하는 밴드마스터 '정수'역을 맡아 직접 무대 위에 선다. '천변밴드'는 베이스, 기타, 드럼, 색소폰으로 구성된 재즈밴드로 말로와 함께 환상적인 라이브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재즈 특유의 리듬감으로 재탄생한 6070클럽음악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귀를 사로잡는다.

한국대중음악의 흐름을 짚어보며 한국 대중가요 역사상 가장 다채로웠던 6070 클럽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11월 12일부터 11월 2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02)708-500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