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scape, 227.3*181.8cm'
잠수함을 타고 캔버스라는 창을 통해 바라본 해저도시의 모습은 이런 모습일까. 유화로 덧칠한 그림 속의 도시 풍경은 아이러니하게도 물기 가득 머금은 해저 도시를 연상케 한다.

특유의 왜곡과 다소의 기괴함, 마치 볼록렌즈를 이리저리 갔다 댄 듯한 굴곡진 터치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울렁이게 한다.

실제와 환상의 경계에 서 있는 이 작품들은 회화가 오랜 역사 속에서 이야기 하고자 했던 안과 밖, 즉 외부와 내면의 세계를 동시에 표현해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작가는 "회화의 문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표면에서 역설적으로 외부와 내면의 세계를 성찰한다"고 적고 있다. 그는 익숙한 도시의 풍경을 재현하는 듯하면서도, 생경함과 낯설음으로 보는 이들의 지시적인 사고와 지루한 짐작에 훼방을 놓는다.

그는 그만의 회화로 천편일률적인 도시의 지루한 거대함과 인간의 보편적인 사고를 희롱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그의 근작 20여 점은 이처럼 익숙한 풍경 속의 새로움을, 낯선 풍경 속의 익숙함을 선보이고 있다. 11월 10일부터 11월 23일까지. 이화익 갤러리. 02)730-781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