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보다 더 연극 같은 세상이다. 엽기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들은 무대 위가 아닌, 바로 우리의 주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포기하게 됐고 인간의 이성을 불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논리'로써 해결하려 든다. 논리로는 해결되지 않는 세상,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연극은 이 물음을 시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말도 안 되는 사건을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수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히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관객들에게 범인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형사들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이다. 작품 안의 황당한 설정, 조작적인 수사, 비논리적인 전개, 그저 유희뿐인 쇼들로 가득 채워진 수사는, 어쩌면 이 시대 모든 범죄를 다루는 가장 적합한 수사법일지도 모른다.

비논리를 비논리로 받아치는 수사. 보는 내내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이들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주소일지도 모른다. 11월 9일부터 2011년 1월 30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02)762-00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