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청춘남녀가 사랑에 빠진 이야기라는 지극히 평범한 주제로, 50년 넘게 사랑받아온 작품이 있다.

바로 뮤지컬 <판타스틱스>. 50년 동안 전 세계 무대에서 무려 1만 7162회를 공연한 <판타스틱스>는 그러나 뮤지컬 장르에서 흔히 기대할 수 있는 화려한 무대와 큰 스케일을 지니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작은 공간을 가득 메우는 감미로운 음악과, 곳곳에 연극적 상상력이 넘치는 압축적인 구성력 덕이다. 꿈속에서 들리는 것만 같은 감미로운 'Try to remember' 멜로디는 여명과 성시경의 노래로 유명하지만, 실은 <판타스틱스>의 뮤지컬 넘버이다.

막이 오르며 울려 퍼지는 'Try to remember'는 그 자체로 관객들을 작품 속 사랑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2010년 새롭게 선보이는 뮤지컬 <판타스틱스>는 정태영 연출, 원미솔 음악감독과 여덟 명의 배우들이 이전 공연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작년 공연에 비해 연극적인 부분을 더욱 살려내 극적 완성도를 높이고, 더블캐스트를 통해 각기 다른 개성의 무대를 선보인다. 피아노 세 대만으로 가득 차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달콤한 사랑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다.

11월 24일부터 2011년 1월 30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02)762-00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