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그림으로 그리움을 치유하는 작가, 윤향란의 국내 개인전. 홍익대와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25년 이상 이방인 생활을 하면서 느낀 어머니와 고국에 대한 그리움, 이방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배추 형태의 드로잉-콜라주는 그의 대표작으로, 종이를 찢고 붙이는 과정에서 김치를 담그는 과정을 비유했다. 이는 작가에게 있어 최고의 예술가인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과 그리움의 표현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가 함께 버무려져 그리움을 담가냈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드로잉 '서류위의 붓놀이' 시리즈는 프랑스에서 이방인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증명하는 온갖 서류 더미에 묻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 삶에 대한 보상이라 할 수 있다.

세금신고, 작가등록, 집세, 전기요금 등 작가 자신을 압박했던 모든 서류 위로 파란 획을 휘갈기며 나름의 애환을 '놀이'로 승화한 것이다. 이러한 붓놀이는 작가의 부담과 압박을 내려놓게 만들며, 오히려 관객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위로받고 희망을 얻는 것이다.

현재 작가는 파리에서 작업 중이며,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10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11월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학고재. 02)720-1524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