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소설 속의 구보가 2010년 연극 무대 위에 재탄생한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서울을 배경으로 지식인으로서의 무기력한 삶과 그의 일상을 고도의 소설적 기교로 담아낸 소설이다.

구보 박태원은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 이 중편소설을 통해 근대 초기 서울의 모습과 자유연애, 무성영화, 카페 등의 당대 풍습을 꼼꼼히 기록해 나갔다. 연극 역시 이러한 소설을 기반으로 하되, 원작 소설에 새로운 실험을 가함으로써 또 다른 '구보씨'를 탄생시켰다.

Space111의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의 네 번째 작품으로, <깃븐우리절믄날>에서 1930년대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렸던 성기웅 작가 및 연출은 이번 무대를 통해 텍스트를 이미지화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다.

원작에서의 문장을 그대로 말하는가 하면, 영상을 통해 구보가 산책하는 경성 거리를 비추고, 소설 속에 언급된 음악 역시 그대로 재현한다.

관객은 다양한 언어 표현방식을 통해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서울의 모습, 지식인의 고뇌 등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두 명의 배우가 현실 속 인물 박태원과 소설 속 박태원의 분신 구보를 연기하고, 당시 시대적 인물 이상, 김기림 등이 등장하여, 소설 텍스트를 실감나게 전달해준다.

12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02)708-500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