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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문학계 지형은-장편 소설 대망론, 시집 붐 계속

신년 문학계 지형은 어떻게 바뀔까?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민음사, 자음과모음 등 문학전문 출판사 담당자들에게 내년도 출간계획을 물었다.

장편소설 강세 이어져

최근 몇 년간 문학계의 특징적 현상 중 하나는 장편소설 창작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몇 년 전부터 '장편 소설 대망론'(해외 문학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단편소설 위주인 국내 문학계 풍토를 장편 위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화두로 던져진데다, 인터넷 매체를 통한 장편소설 연재가 본격화하면서 작가들이 대거 장편 집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심사에서 검토된 작품 중 장편소설이 94편으로 2009년(37편)보다 2.5배나 늘어난 데 비해, 중단편소설은 199편으로 지난해 287편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이 경향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견작가 최수철 씨가 6년 만에 장편소설을 출간하고, 배수아 씨도 2년 만에 다시 장편을 발표한다.

김연수 씨는 문예지 <풋>에 연재한 장편 <원더보이>를, 김중혁 씨는 문예지 <문학과사회>에 연재한 <미스터 모노레일>을, 김애란 씨는 <창비>에 연재한 <두근두근 내 인생>을 각각 출간한다. 박금산, 김종호, 구병모, 박상, 박주영, 조현 등 젊은 작가들의 장편도 상반기에 선보인다.

몇 년간 장편소설 대망론, 인터넷 소설 연재가 주목받으면서 출판사들이 웹진과 블로그,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창비의 블로그 '창문'을 통해 연재한 천운영의 <생강>이 올해 책으로 묶여 나온다. 문학과지성사가 운영하는 '문지웹진'을 통해 선보인 장편들이 대거 책으로 출간된다. 백가흠의 <향>, 이홍의 <이별의 시대>, 김태용의 <벌거숭이들> 등이다. 인터넷 소설 연재 시발점은 문학동네 인터넷 카페다.

올해는 김유진의 <숨은 밤>, 정한아의 <리틀 시카고>, 김숨의 <노란 개를 버리러> 등 인터넷 카페 연재를 통해 선보인 장편이 책으로 출간된다.

시인들도 속속 장편소설로 장을 넓힌다. 중견 시인 황인숙 씨가 장편 <도둑괭이 공주>, 젊은 시인 강정 씨가 장편 <인형의 핏자국>을 출간할 예정이다.

한중일 작가단편집· 故 이윤기 씨 소설집 등 출간

소설가 겸 번역가인 고 이윤기 씨의 유고집 2권이 1월 중 선보일 전망이다. 소설집 <유리 그림자>와 산문집 <위대한 침묵>이 민음사에서 출간된다. <우상의 눈물>로 알려진 원로작가 전상국 씨의 새 소설집도 오랜만에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한국의 <자음과 모음>, 중국의 <소설계>, 일본의 <신조> 등 3개국 문예지가 각 국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동시에 연재하고 번역 소개한 바 있다. 이 문예지에 발표된 작가 12인의 단편 소설집이 올 상반기 출간될 계획이다. 이승우, 김연수, 정이현, 김애란, 쑤퉁, 마사이코 등이 참여했다.

이청해, 하성란, 박성원, 김경욱, 이기호, 윤성희, 편혜영, 박형서, 김숨, 김태용, 김애란, 염승숙 등 중견작가, 젊은 작가들의 단편소설집도 잇달아 출간된다. 백영옥, 최재훈, 하재영 등은 올해 첫 소설집을 낸다.

시집출간 붐은 계속

출판시장의 판매 성적과 별개로, 최근 몇 년간 문학전문 출판사들 사이에 시집 출간이 붐을 이뤘다. 올해 역시 이 추세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천양희, 유홍준, 조정권 등 원로 시인들의 시집이 나온다. 도종환, 최정례, 조용미, 박형준, 함성호, 이윤학 등 중견 시인들의 출간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특히 출판사 문학동네와 중앙북스가 새롭게 시선집을 출간하면서 메가톤 급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출간소식이 나돌았던 문학동네가 연초에 시선집을 출간하기로 확정했다.

기존의 시집과 달리, 책을 가로로 눕혀 '넘겨 읽게'끔 만든 파격적인 디자인의 시집이다. 1권 최승호 시인을 시작으로 허수경, 송재학 등 쟁쟁한 시인들의 시집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문예지 문예중앙을 지난해 중앙북스가 인수하며 지난 가을 2년 만에 속간됐다.

속간과 함께 문예중앙도 시집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연호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을 시작으로 문예중앙 휴간으로 절판했던 44권의 시집도 복간하기로 했다.

한편 심보선, 김근, 유형진, 이재훈 시인 등 10년 차 시인들의 3번째 시집, 유희경 이우성, 조인호 등 신인 시인들의 첫 번째 시집도 2011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묵직한 평론집과 문인들의 에세이

지난해 '정의'열풍이 반영하듯, 인문학은 최근 출판계 블루칩으로 꼽힌다. 백낙청, 우찬제, 조남현 등 원로·중견 문학평론가들의 묵직한 평론집을 비롯해 다양한 인문서들이 문학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출판사 문학과사회는 세계적 인문학자들의 대표작을 번역 출간하는 '현대의 지성'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 시리즈를 통해 이영희의 <과학기술과 민주주의>, 마르틴 브로샤트의 <히틀러 국가>, 장 들뤼모의 <공포의 역사>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자음과모음은 학문 간 통섭을 시도한 '하이브리드 총서'를 통해 국내 젊은 소장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할 예정이다. 최정우, 박해천, 박가분 등의 인문서가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문인들의 산문집 역시 출판계 효자 종목이다. 중견 시인 신달자, 장석주 씨와 문학평론가 신형철 씨의 산문집이 올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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