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죽음, 슬프지 않은 이별이 있을까. 사람들은 오로지 삶만을 긍정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애써 감춰왔다. 그러나 삶은 곧 죽음을 향하고 있으며, 죽음 역시 또 다른 삶을 향하고 있다.

같은 비중으로 우리의 인생을 차지하는 죽음은, 삶만큼이나 소중하며 아름다운 것이다. 이에 언제부턴가 '웰빙'을 넘어 '웰다잉(Well-Dying)'의 소중함을 역설하며, '호스피스'가 등장했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곁을 지키며 생의 아름다운 마감을 도우는 이들이다. 이 작품은 이처럼 실제 말기 암환자를 돌보며 호스피스 역할을 해온 '마리아의작은자매회(이하 마작회)' 수녀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지난 1965년 갈바리 의원을 설립하여 호스피스 활동에 주력해온 수녀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 책을 출판하고, 올해 그 감동적인 이야기가 대학로 연극 무대에까지 오르게 됐다.

삶에 대한 희망 대신, 죽음에 대한 희망을 건네는 이들. 환자와의 첫 만남부터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수녀들은, 죽음의 끝에 서있는 이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을 선사한다.

무대 위에는 갈바리 성모 수녀원에서 주최하는 후원의 밤이 열리고 있다. 수녀들은 도움의 손길을 스스로 찾기 위해, 그들이 호스피스를 하며 겪었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하는 공연을 열기로 한다.

각각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환자들과 수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무대는 온통 웃음과 감동으로 가득 찬다. 2010년 12월 17일부터 2011년 1월 16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02)318-414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