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 '전설'
지난 한 세기, 일제 식민시대와 6·25전쟁을 거치며 그야말로 온 몸으로 역사를 살아낸 한국미술의 거장 장욱진, 김종영, 김환기 작가의 작품이 한 곳에 모이는 뜻 깊은 전시가 마련됐다.

2010년은 6·25전쟁 60주년,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은 해이자, 장욱진, 김환기, 김종영 각자 작고 20주기, 36주기, 28주기를 맞는 해이기도 하다.

20세기 한국미술사에서 사실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1950~60년대를 수놓았던 세 거장은 전후 세대의 대표 작가로서, 한국 고유의 미적 감수성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주었다.

이들은 각자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삼남에서 태어나 일제시대에 도쿄에서 유학하며 모국에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 세 작가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이는 미술사가이자 미술평론가 이경성으로, 그는 이들을 두고 '우화(寓話)와 시심(詩心)에 넘치는 야인이자 수도자요, 자유인'이라고 묘사하였다.

국내 조각전문 미술관으로서 입지를 구축한 김종영미술관은 더욱 다양한 미술장르를 아우르기 위해, 2010년 12월 '사미루 四美樓'를 신축하여 개관하였다.

장욱진 '집과 아이'
이번 전시는 이러한 미술관의 취지를 토대로 하여 계획된 전시로, 해방과 한국전쟁기를 거치며 서구 현대미술의 밀물 속에서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확립시킨 세 거장의 1950~60년대 대표작 35점과 소묘 30여 점을 모았다.

특히 일반에 공개된 적 없는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뜻 깊다. 2010년 12월 15일부터 2011년 2월 11일까지. 김종영미술관. 02)3217-6484


김환기 '산과 달'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