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돈되지 않은 일상이 그야말로 툭, 던져져 있다. 다정하게 눈길을 준 적은 없지만 따지고 보면 가장 많이 손을 거치는 일상의 사물들.

책장 가득히 꽂혀 있는 책들과, 책상 위에 놓인 자질구레한 필기구들, 의자 위에 처절하게 제 몸뚱이를 걸쳐놓은 옷가지 등등. 일상에 깃든 이 모든 사소함은 가끔씩, 제 익숙한 형체와 촉감으로 넌지시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익숙하다는 것, 그럼으로써 편안함을 안겨 준다는 것은 작가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무언의 감정을 교류하게 만든다.

작가는 판화를 통해 이 모든 존재들을 일상 속에 깊이 찍어내며 흔적을 남긴다. 그럼으로써 그들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억하며, 감사하는 방법을 터득해 간다.

이지선 작가가 참여하게 된 이번 BELT전은 한국판화사진진흥협회가 매년 판화와 사진 부문에서 각 5명의 젊은 작가를 선정해 인사동과 청담동에서 번갈아 가며 여는 전시다.

올해 판화 부문에서는 이지선 작가를 포함하여 문제호, 이승종, 손해진, 이승아 등이, 사진 부문에서는 이건영과 이일석, 이지연, 홍성용, 박재영이 각각 선정됐다.

이들은 새해 1월 5일부터 11일까지 갤러리 2, 갤러리 EM, 갤러리 PICI, 갤러리 원, 유아트스페이스, 조현화랑, 청화랑, GYM 프로젝트 등 청담동 일대 8개 갤러리에서 전시를 연다.

이들 중 각 장르별 1명에게는 사진과 판화 중심의 아트페어인 <아트 에디션 2011>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진다. 1월 5일부터 1월 11일까지. 청화랑. 02)543-166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