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석 '계급의구조_330×218'
'Specter' 즉, 유령이라는 뜻의 이번 전시는 21세기 전반에 나타나는 예술의 흐름과 덕목에 반하여, 유령처럼 그 실체가 묘연하지만 삶과 예술에 명백히 존재하는 실존적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즐거움(pleasure), 새로운 형식의 구축, 선단 국가가 지향하는 형식을 따르라는 자기 종용, 전략주의' 등이 21세기를 관통하는 예술계의 덕목들이었다면, 이번에 참가하는 7명의 작가들은 그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한·중·일 7명의 작가들(윤종석, 이문호, 신정필, 한효석, 션팡정, 캉용펑, 히로시 고바야시)이 모여 기획된 전은 무엇보다, 현대인의 환락, 쾌락주의, 냉소, 자기 분열 등의 사회 양상을 숨김없이, 정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작가 개인이 자라난 사회적 환경을 토대로, 자신의 실존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구축한 각각의 예술세계는 현 사회를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노동집약적 환영주의의 대표 작가 윤종석의 작품을 포함하여, 잔혹한 리얼리즘으로 부조리한 사회의 아픈 절규를 담아내는 한효석, 미니어처 안의 작은 공간으로 환영을 빚어내는 이문호, 주위의 지극히 평범한 대상으로 풍부한 환영을 일으키는 히로시 고바야시, 두텁게 쌓아 올린 물감의 층위로 파괴된 자동차를 주로 그리는 캉용펑, 최소한의 기하학적 형태만으로 공간 속 환영을 자아내는 신정필, 중국 신예 작가로 사실주의에 입각한 회화를 그리는 션팡정의 작품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은 2010년 통의동으로 자리를 옮긴 아트사이드 갤러리가 마련한 재개관전 2부이다. 2010년 12월 15일부터 1월 16일까지. 갤러리 아트사이드. 02)725-102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