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IN Rose'
20년 이상 그림 작업에 전념해 오며, 자신의 삶과 그 너머 인간의 삶을 조명해온 테리 비쉬(Thierry Bisch). 1953년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서 태어난 그는 그의 증조할아버지인 화가 Louis Janmot(1814-1892)의 작업에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자라왔다.

파리로 넘어와 여러 예술 작업을 해온 그는 2007년 1월 프랑스 정부의 문화공로 훈장 중 기사 작위를 받았다. 2008년 이후에는 IUCN Red List의 일원으로 'Delet' 라는 작업을 감독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스스로의 일생에 어떤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었다. 그는 태어난 직후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일생에 일어난 일들을 시간순서대로 배열해 봄으로써 그 질서를 찾아내고자 했다. 그에 의하면, 자신이 경험한 숱한 재앙들은 실수로 말미암은 것이 아닌, 이미 결정된 운명이었다고 확신한다.

즉 삶의 초기부터 이미 결정돼 있던 것들이, 어떤 초월적인 질서에 의해 삶을 형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는 그의 첫 번째 작품 속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본 자신의 과거와 인생은 그에게 고독한 성찰의 시간을 안겨줬다.

2010년 후에는 붓과 캔버스를 그래픽 기술로 전환하며 새로운 예술적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현대적인 도구를 이용해 재조명한 그의 작품, 특히 동물들의 모습은 팝적인 컬러, 키치적인 컬러로 재조명되어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를 이룬다.

이번 동물 묘사 그림들은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작품으로, 특히 토끼그림은 2011년 신묘년의 해를 밝히는 특별한 작품이다. 1월 10일부터 2월 11일까지. 로남갤러리. 02)2051-502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