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도 영화화

'무비컬'이라는 이름으로 창작뮤지컬의 젖줄이 되어주던 충무로가 거꾸로 뮤지컬 무대에서 창작의 모티프를 찾고 있다.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김종욱 찾기>에 이어 얼마 전에는 뮤지컬 <오디션>이 영화화가 결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공연기획사 이다 엔터테인먼트는 영화제작사이자 출판기획사인 타임스토리 그룹과 뮤지컬 <오디션>의 영화화를 비롯해 음반, 출판 등 멀티 유즈 방식의 콘텐츠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새로운 시장 모색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음악영화 브랜드인 '씨네+뮤지카' 프로젝트를 시작한 타임스토리 그룹은 김영하 원작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오빠가 돌아왔다>에 이어 <오디션>을 두 번째 프로젝트로 결정했다.

이제까지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뮤지컬영화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비롯해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맘마미아>, <헤어스프레이> 등 대부분 해외작이 주를 이뤘다. 반면 국내에서 창작뮤지컬이 영화화된 경우는 지난해 말 개봉한 <김종욱 찾기>가 최초이자 유일했다. 이번 <오디션>의 영화화에 충무로뿐만 아니라 뮤지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무비컬의 경우가 그랬듯이 인기 있는 창작뮤지컬의 영화화는 검증된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 효과가 장점이다. 먼저 영화화된 <김종욱 찾기>의 경우도 원작 뮤지컬의 팬들의 관심이 극장으로 그대로 가져왔고, 영화와 같은 시기에 원작 공연도 함께 이루어지며 인기 동반 상승의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 같은 '멀티 유즈'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다른 장르의 화법을 적절히 번역, 각색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지적한 바 있다. 흥행에서 대부분 실패한 많은 무비컬들의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영화 <김종욱 찾기>도 흥행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영상언어로의 번역에서는 합격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런 화법의 문제는 <오디션>에도 그대로 주어진다. 원작의 매력은 그대로 유지하되, 뮤지컬이 아닌 영화언어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개발하는 것. 특히 <김종욱 찾기>의 선례로 인해 뮤지컬 팬들은 <오디션>에 단순히 영화화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성과를 요구하게 돼 제작진의 고심이 커질 전망이다.

일찌감치 장유정 연출가가 감독으로 내정돼 화제를 모은 <김종욱 찾기>와 달리 영화 <오디션>의 제작진은 아직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다 엔터테인먼트의 정희정 기획팀장은 "현재 타임스토리 측과 함께 제작진 구성과 각색 작업을 진행 중이며 3월 중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욱 찾기>로 뮤지컬의 상업적 가능성을 본 충무로는 과연 <오디션>을 통해 다시 뮤지컬에 고개를 돌릴까. 그 결과는 내년 초에 드러날 전망이다.


영화화되는 뮤지컬 <오디션>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