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의 '2010 공연장 상주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 아래 극단 신기루만화경과 (주)[이다.]엔터테인먼트가 파트너십을 맺었다. 각각 공연장과 상주 예술단체로 선정된 두 예술단체는 인적, 물적 협력관계 조성 지원을 통해 보다 질 높은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그 첫 작품인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대표이자 '명품조연' 배우 오달수, 동이향 극작가, 성기웅 연출가가 손을 잡고 내놓은 새해 첫 작품이다.

최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통해 그만의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성기웅은 2003년에 이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통해 <해님지고 달님안고>를 직접 연출한 바 있다. 그 후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지금의 버전으로 재탄생한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연극계의 세 별이 만나 빛낸 전통 연극이다.

깊은 숲 속, 마누라가 도망간 이후부터 아이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황 노인과 그 집착 속에 자라나는 아이의 성장담을 그린 이 작품은 한 마디로 '성장'에 관한 질문이다.

아버지의 집착과 위악, 자신을 감싼 고독과 결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산속 깊은 곳에서 끝없이 재를 넘는 아이. 알 수 없는 어둠 속에, 도깨비장난 같은 혼돈뿐인 세상을 아이는 어떻게 헤쳐 나가게 될까. 현실과 꿈이 구분되지 않는 모호한 세계의 경계에서 아이가 재를 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또한 우리의 성장을 지켜본다.

성장은 결국 경계와 혼돈을 지나가기 위한 선택과 배제의 과정인 것이다. 국립극장 창작공모 당선 당시 '세련된 언어 구성과 리듬감 있는 대사, 변신구조가 깊은 연극성을 내포한 우수작품'으로 평가받은 이번 작품은 연극 본연의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2월 10일부터 2월 27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2관. 02)762-00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