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_화선지에 채색 162×130(cm)_2010'
인공의 빛에 지친 눈을 위로하는 초록빛이 있다. 햇살에 따라 수만 가지 얼굴을 드리우며, 어둠까지도 묵묵히 수용하는 자연. 바로 산이다.

도시는 어둠을 거부하고 거리 곳곳 인공의 빛을 토해내지만, 산은 거부하는 법이 없다. 그렇기에 더욱, 편안함을 안겨 주는 산. 비록 도시의 편리함은 없지만 인간은 늘 지치고 힘들 때 자연으로의 여행을 갈망한다. 있는 그대로의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자 함이다.

작가 역시 이러한 이유로 산에 오른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새로운 안식처를 갈망하다가 산에 오르게 되었고, 그 곳에서 사색을 하며 느꼈던 느낌을 토대로 풍경을 그린다.

그래서인지, 권소영 작가의 그림은 우리에게 익숙한 듯하면서도 다소 낯선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교하고 세밀한 점묘법으로 촘촘하게 화면을 채워나가는 작가는 터치 하나하나마다 나무를 심어내듯, 그렇게 숲을 일군다.

나무 하나는 곧, 숲 하나가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초록의 풍경은 보는 이의 내면에 또 다시 숲을 일구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안락함을 선사하고 싶다는 작가는,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매만진다.

실제 풍경에 그녀의 상상력이 더해져 만들어낸 추상의 산은, 작가가 그러했던 것처럼 갈증을 해소하고 안락함을 갖게 하는 산이다.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 재학 중인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편안한 안식을 선사한다.

2월 9일부터 2월 25일까지. 아트스페이스 H. 02)766-500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