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우, Karma Sex'
디지털 환경에서, 인간의 육체는 더 이상 세포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컴퓨터 화소단위인 픽셀로 이루어진 디지털 인간은 끊임없는 '픽셀분열'을 통해 제 나름의 생명력을 지니기 시작했다.

더 미디엄과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가 공동 기획한 다원예술전시 'Virtual Mapping on the Body'는 이처럼 인간의 물리적 신체에 투영되는 가상적 이미지를 미디어아트와 무용, 시각예술 등 다양한 예술형식으로 제시한 전시이다. 디지털 환경이 잉태한 모든 가상화된 생명은 인간의 신체 역시 예외로 두지 않는다.

그 안에서 태동한 가상적 이미지가 실제 인간의 육체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몸에 관한 현대인들의 이중적인 시선을 이야기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About Virtual Humanism'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첫 번째 파트에서는 영상 프로젝션과 현대 무용 공연을 선보인다.

디지털 이미지가 투영된 배경 앞에, 무용수들은 그 이미지와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움직임과 정서를 전달한다. 육체의 가상 이미지와 실재가 서로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이 움직임들은, 결국 온전한 육체로 탈출하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에 가깝다.

천성명, '그림자를 삼키다'
두 번째 파트에는 가상적 환경 속에서 현대인들이 느끼는 실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고상우, 김태은, 노세환, 박진호, 이상현, 이종석, 주재형, 천성명, 한승구, 황선희 등 10인의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약 15점의 작품들은 사진, 설치, 비디오, 애니메이션, 회화, 게임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인간의 주체성을 역설하고 있다.

2월 18일부터 3월 5일까지.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02)720-578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