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6'
오후 4시와 5시 사이 미묘한 '시간의 틈새'는 어떤 빛깔일까. 작가 신수혁의 연구 주제는 시간의 틈새에 관한 것이다. 빛을 알기 위해선, 어둠과의 차이보다, 오히려 빛 자체 내의 미묘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신수혁은 바로 시간의 틈새를 흐르는 빛을 추적하며 그 미묘한 분위기를 캔버스 위에 펼쳐놓는다.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감도는 이번 작품들은 빛이 써내려간 '블루 노트'이며, 육안으론 알아채지 못하는 그 미묘한 순간순간들이다.

홍익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돌연 일본 유학길을 나선 신수혁 작가는 동경예대 회화과 박사과정에서 학위를 수여한 유일한 한국인이다. 2009년 귀국한 후, 국내에서 갖는 두 번째 개인전으로, 전반적으로 블루톤으로 처리된 풍경들을 선보인다. 이러한 풍경들은 대체로 한국의 오래된 근현대 건물들을 담고 있다.

건물 각각에 서려있는 고유의 맥락과 시대의 감각을 내밀하게 연구함으로써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성찰하기 위함이다. '블루'는 서양에서 우울함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희망이나 판타지의 저편을 암시하기도 한다. 작가 신수혁은 푸른빛에 담긴 특유의 분위기를 통해 시간과 시대, 개인과 사회의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2월 9일부터 3월 6일까지. 아트사이드 갤러리. 02)725-102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