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서울 강남-은마아파트 앞 초가집'
30여 년간 다큐멘터리 사진 분야에서 오랜 작업을 해온 권태균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변화하는 1980년대 한국인의 삶에 대한 작은 기록'이라는 연작 시리즈로, 2010년 첫 번째 개인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이다.

경남 의령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권태균 작가는, 월간 '샘이깊은물' 기자와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사진부장 등을 거쳐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전문위원으로 있다.

주로 한국 문화와 역사, 한국 사람들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가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1980년대 한국의 일상 풍경들을 선보인다. 흑백사진 속의 아련한 풍경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표정을 지닌 채 관람객들을 맞는다.

현재 높은 빌딩과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 있는 명동과 강남은, 1980년대 당시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모습으로, 꽤 한적해 보인다. 1981년도에 촬영한 강남 은마아파트 앞 쪽에는 그와 대비를 이루는 초가집 한 채가 덩그러니 남아있고,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풍경뿐만 아니라, 작가는 울산 언양, 경남 의령, 경남 함안 등 한국의 방방곡곡을 누비며 당시의 생활사를 생생히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어엿한 성인이 돼 있을 개구진 아이들의 표정,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벚꽃 구경을 나선 어머니들의 정다운 이야기들이 사진 속에서 말을 건넨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꾸밈없이 담아낸 그의 사진들은, 그래서인지 더욱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변화상을 담아낸 자료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잊고 지낸 그날의 티 없는 미소들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그날의 시간 역시 빛을 발한 채 흑백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의 향수를 흠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월 23일부터 3월 8일까지. 갤러리 룩스. 02)720-848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