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연필 드로잉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풍경이 커다란 캔버스 위에 놓인다. 밤과 숲, 나무와 인물은 작가의 손끝에서 무심하게 반복된다. 치밀하게 그려진 풍경들은 언뜻 살아있는 듯 보이지만 현실 속에 존재할 수 없다.

작품들은 진실처럼 서있으나 또 다시 관념적이다. 작가는 세밀한 터치로 자신의 경험을 배치하고, 이러한 작업을 통해 관념은 형태를 가진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스케일은 커지고, 표현법은 세밀해졌다. 작가는 그림 <밤>을 계기로 이전의 작품과 다른 작업을 시도했다.

올무에 걸린 고라니의 울음소리와 부러진 나뭇가지, 고요한 숲의 배치는 사건에 대한 작가의 감정을 전달한다. 더불어 이질적인 것들, 삶과 죽음, 기쁨과 처연함, 친근감과 이질감을 한 장면에 모아 놓은 그림들은 작가의 세계관을 그대로 투영한다.

<풍경의 초상>은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최연소 작가로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던 작가 문성식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200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 전문사 과정을 밟았으며, 현재 몽인 아트스페이스 3기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이다.

작가 문성식은 주변의 사람들과 동물들을 소재로 하여 기존의 풍경화와 다른 풍경화를 그리고자 노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2007년부터 작업한 50여점의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2월 24일부터 4월 7일까지. 국제 갤러리. 02)735-844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