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신춘문예단막극제에 연극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가 올랐다. 버려진 쌀통 안 묵은 쌀 속에서 아이의 잘린 손가락이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연극은 '코믹호러'라는 새로운 장르로 연출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가 연극 <이웃집 쌀통>으로 바뀌어 첫 선을 보인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를 제작했던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에서 올 3월 공연으로 준비한 야심작이다.

초연 당시 함께했던 배우 김곽경희, 우승림, 김소영의 연기 호흡은 이미 정평이 난 상태다. 여기에 배우 우진식이 함께하며 신선한 맛을 더했다.

"누가 쌀통을 아무 데나 버렸어?" 네 명의 동네 이웃이 서로를 지목하며 시끄럽게 싸운다. 익숙한 풍경인 동네 골목길에서 '아이의 잘린 손가락'이 발견되는 생소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 뜬금없는 공포를 네 명의 '동네 아줌마'가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이웃집 쌀통>의 골자다. 가벼운 코미디극인 듯하지만, 극의 밑바탕에는 아동 납치나 아동 성추행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 의식을 담고 있다.

극작, 연기, 연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도전했던 연출가 선욱현과 연극 <쌩쇼>, <명작의 탄생>을 썼던 작가 김란이의 만남으로,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는 의심하지 않아도 될 법하다. '명작의 또 다른 탄생'이다.

3월 18일부터 5월 15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02)762-00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