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준 'Over the blue' digital c-print 2010
장면의 조각조각을 모은 장석준의 사진은 하나의 퍼즐처럼 오밀조밀하고, 속도감이 느껴지는 윤혜정의 회화는 비디오 아트를 순간 캡처한 듯 전위적이다.

작품 전반에서 느껴지는 화려한 색감을 제외하고는, 두 작가가 어떤 매개체를 통해 만났는지 도통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작업들의 공통 주제를 아는 순간 관람객은 무릎을 치게 된다. 두 작가의 공통 주제는 바로 '도시'다.

장석준의 도시 사진들은 불가능하리만큼 조형적이다. 선, 단, 면의 특성이 두드러지는 사진들은 도시가 가지는 이미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알록달록한 색채를 하나의 장치로 사용하여 관람객의 시선을 모은다.

장석준은 도시의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파편들을 사진기로 모으고, 그 잔상들을 풀어내어 도시의 이미지를 재생산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을 그대로 툭 끊어 그려낸 윤혜정의 'CITY' 시리즈는 흐르는 유채 물감의 이미지를 불친절하게 던져놓는다. 관람객은 윤혜정의 그림 속에서 확실한 이미지를 건져 올릴 수 없다.

윤혜정 'CITY-흘러가다Ⅱ' Oil on canvas 2011
작가는 무심코 지나는 일상의 풍경을 낯설게 하고자 원색의 색채와 변형된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는 '낯섦'과 '일탈'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했다.

사진과 회화의 각기 다른 매체로 같은 주제인 '도시'를 다루는 장석준과 윤혜정의 2인 전은 이언갤러리에서 한 달 보름간 열린다. 두 작가 모두 도시를 주제로 여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을 연 경험이 있다. 도시의 다면적인 특성에 주목해온 두 작가의 '도시 이미지'가 만나 어떤 도시를 건설할지 주목해 보자.

3월 4일부터 4월 16일까지. 이언갤러리. 02)725 -677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