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전반에서 느껴지는 화려한 색감을 제외하고는, 두 작가가 어떤 매개체를 통해 만났는지 도통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작업들의 공통 주제를 아는 순간 관람객은 무릎을 치게 된다. 두 작가의 공통 주제는 바로 '도시'다.
장석준의 도시 사진들은 불가능하리만큼 조형적이다. 선, 단, 면의 특성이 두드러지는 사진들은 도시가 가지는 이미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알록달록한 색채를 하나의 장치로 사용하여 관람객의 시선을 모은다.
장석준은 도시의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파편들을 사진기로 모으고, 그 잔상들을 풀어내어 도시의 이미지를 재생산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을 그대로 툭 끊어 그려낸 윤혜정의 'CITY' 시리즈는 흐르는 유채 물감의 이미지를 불친절하게 던져놓는다. 관람객은 윤혜정의 그림 속에서 확실한 이미지를 건져 올릴 수 없다.
사진과 회화의 각기 다른 매체로 같은 주제인 '도시'를 다루는 장석준과 윤혜정의 2인 전은 이언갤러리에서 한 달 보름간 열린다. 두 작가 모두 도시를 주제로 여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을 연 경험이 있다. 도시의 다면적인 특성에 주목해온 두 작가의 '도시 이미지'가 만나 어떤 도시를 건설할지 주목해 보자.
3월 4일부터 4월 16일까지. 이언갤러리. 02)725 -677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