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유카타', 'Rainbow' 등 직접 만들어 출품한 5편의 작품 선보여

소고 나미에 감독의 '유키타'
여성, 환경, 노동, 섹슈얼리티 등 여성 이슈를 이야기하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는 이주여성들이 직접 자신들의 삶을 담아낸 영화들을 공개한다. 4월 7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영화제작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여성들이 직접 만들어 출품한 영화들을 상영할 예정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이주여성들의 삶에 시선을 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부터 전국 각지의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하면서 한국에서 이주여성이 사는 방식을 담아온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은 올해로 벌써 다섯 번째 해를 맞았다.

'카메라에 희망 담는 샐러드 우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워크숍의 특징은 '심화 과정'이라는 점이다. 인천, 익산, 횡성 등 주로 지방에서 일반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그동안의 방식에서 탈피해 이번 워크숍에서는 기혼이면서 자신의 영화를 2편 이상 제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교육 대상이 됐다.

이미 이제까지의 교육 과정을 통해 영화제작 경험을 가진 이주여성 감독들의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고 지역의 영상 활동가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기초적인 교육 대신 개별 작품에 프로듀서가 붙어 원하는 연출의도를 최대한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는 기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고 나미에 감독의 <유카타>는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갖고 있는 불편한 감정에 정면으로 다가서서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히가시노 가오리 감독의 는 한국사회의 다문화 정책에 대한 기혼 이주여성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려준다.

히가시노 가오리 감독의 'Rainbow'
이밖에 한국에 시집온 지 10년이 넘은 결혼 이민자의 삶을 그린 야마다 다까꼬 감독의 <뱃노래>, 중국 엄마와 한국 엄마의 모습을 담은 주야리 감독의 <사탕>, 결혼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이 처음으로 김치를 담그는 내용을 담은 이지니 감독의 <나의 첫 김치> 등 총 5편의 작품들이 다양한 이주여성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조혜영 프로그래머는 "특히 이번 교육의 참여자 중 인천 이주여성들은 영화제작에 이어 미디어 교사 교육을 받은 후 인천여성회의 '어린이 미디어 교육'에 보조교사로 참여해 교생실습의 기회를 가졌다"고 소개하며 "이런 기회를 통해 인천여성회와 이주여성 감독들은 동료로서 함께 지역문화운동의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들이 교육을 받고 영화를 찍으며 이후 교사로 첫 발을 내딛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메이킹 필름도 함께 공개된다. 강윤희 감독이 워크숍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는 6개월 과정의 영상교육 수료 이후 어린이 영상 미디어 교사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이주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신촌 아트레온을 비롯해 서울여성플라자, 양천구민회관,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열린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