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사진전 한미사진미술관 5월 7일까지
민병헌 작가의 사진은 좋은 대화 상대다. 특유의 톤은 편안하지만 볼수록 호기심을 이끌어낸다. 고집스럽지 않고 만사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을 연상시킨다. 들뜬 마음은 누그러뜨리지만 외로운 마음에는 먼저 다가간다.
최근작인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폭포 사진들은 셔터를 길게 늘려 물의 흐름이 과장되었거나 반대로 셔터를 아주 짧게 끊어서 극적으로 고정시킨 것들이었지만,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폭포의 물줄기는 그야말로 딱 '중간'으로 흘러내린다." 사진심리학자 신수진은 이런 '중간' 상태가 관객을 몰입시킨다고 말한다. 감각을 최대한 일깨워 물아일체의 경험을 준다는 것이다.
사진은 세계를 옮긴다. 그리고 어떤 사진은 세계를 넓힌다. 분명히 있지만 아무도 몰랐던 틈과 순간을 옮겨 펼쳐 보인다. 모방의 도구인 카메라도 장인의 손에서는 발명의 도구로 비약한다. 민병헌 작가의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