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BBLES'
'아토마우스'를 아는가. 이름을 들으면 언뜻 떠오르는 이름 두 가지가 있다.

'아톰'과 '미키마우스'다. 아토마우스는 이 둘을 절묘하게 합쳐놓은 캐릭터로, 두 개의 독자적인 캐릭터를 차용했지만 두 이미지에 비견할 만큼 유명해진, 이른바 '퓨전 캐릭터'다.

미국의 대표적인 아이콘 미키마우스와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 캐릭터 아톰의 합체는 종종 '너무 가볍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아토마우스'가 그 귀여운 외모와는 반대로 어딘지 모르게 도전적이다.

60년대 앤디워홀의 팝아트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킴과 동시에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기존의 회화가 가졌던 특성들을 비웃듯이 뒤집는 마릴린 먼로의 얼굴 앞에, 권위주의를 앞세운 당시의 비평가들은 할 말을 잃었다.

작가 이동기는 이 '팝 아트'를 선택한다. 동산에 올라와 있는 아토마우스, 고양이를 데리고 있는 아토마우스, 신창원의 얼굴을 한 아토마우스, 얼굴만 떨어져 방울처럼 돌아다니는 아토마우스….

그런데 우스운 일은, 이 아토마우스를 '캔버스 위에 그려서 화랑에 거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대중 미술과 순수 미술의 경계를 허무는 팝 아트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했던 작가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작가는 종종 '일러스트레이터'나 '만화가'로 분류되었다.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각종 갤러리에서 전시 요청이 쇄도 했다고 한다.

'아토마우스' 시리즈를 찬찬히 살펴보면, 그림을 마주하고서도 그림의 의미를 헤아릴 수 없다. 둥둥 떠다니는 아토마우스의 얼굴은 무엇을 의미하며, 꽃밭은, 또 고양이는 어떤 의미일까? 전 아트앤컬쳐 기자 이성희는 "가벼운 이미지 이면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속뜻"이 아토마우스의 장수 비결이라고 말한다.

1993년 첫 개인전을 연 작가는 로 열여섯 번째 개인전을 가진다. 한결같은 표정의 '아토마우스'는 이번 전시에서 어떤 '속뜻'으로 관람객을 맞을까.

3월 25일부터 4월 17일까지. 롯데 갤러리 본점. 02)726-4428~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