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의 대표주자 산울림 소극장이 개관 26주년을 맞아 연극 <내가 까마귀였을 때>를 선보인다.

2008년 연극 <달이 물로 걸어오듯>으로 산울림 소극장과의 첫 인연을 만든 작가 고연옥이 극본을 쓰고, 2010년 연극 <한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을 지휘했던 연출가 임영욱이 극을 이끈다.

여기에 고인배, 손봉숙, 서은경의 베테랑 배우가 합세해 극의 탄탄함을 더했다. 극의 현장감을 더해주는 무대 연출은 박동우가, 조명은 김종호가 맡았다.

연극 <내가 까마귀였을 때>는 13년 전 잃어버린 막내 아이를 다시 찾아온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13년 만에 친가족에게 돌아온 아이는 처음에는 가족에게 살갑게 대하며 가족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지만, 이내 가족과 떨어져 있던 지난 13년의 세계를 드러내고자 한다.

가족들과 아이는 익숙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갈등을 겪고, 아이는 가족들에게 '나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가족들은 아이가 잃어버렸던 13년 전을 회고하고,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면서 아이를 이해하게 된다. 아이는 가족들을 서서히 용서하며, 스스로를 '슬픔을 물어다버리고 돌아오는 까마귀'라고 소개한다.

먹는 것을 탐한다고 붙여졌던 별명 '까마귀'는 극단 산울림의 무대 위에서 슬픔을 물어다버리는 '까마귀'로 변한다. "우린 널 기다렸어. 네가 우릴 다시 살게 했다"는 극중 어머니의 대사가 마음을 울린다.

3월29일부터 5월 8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02)334-591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