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초연 당시 서울 연극제의 연출상, 미술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던 연극 <봄날>이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우수 공연 레퍼토리 시리즈를 통해 돌아온다.

1984년 초연이 서정적인 시와 같았다면, 1997년 다시 공연된 연극은 보다 현실적이었다. 그렇다면 2011년의 연극 <봄날>은 어떤 모습일까.

극단 백수광부는 "한마디로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인"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봄날>은 원작 <봄날>이 가지고 있는 '설화적인 세계'는 그대로 두면서도, 시ㆍ그림ㆍ소설 등을 사용해 아름다움을 더하고, '욕망'에 대한 실제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겨울이 지나고 찾아온 봄날, 산마을에 늙은 홀아버지와 일곱 명의 아들들이 밭을 갈며 살고 있다. 가부장적 사고를 그대로 드러내는 아버지와, 따뜻한 심성을 지닌 큰 아들, 천식을 앓는 막내와 집안 구조에 불만을 가진 다섯 아들. 어느 날 산불이 나자 절의 스님들은 어린 '동녀'를 이 집에 맡기고 사라진다.

늙은 아버지는 회춘의 욕망 때문에 동녀를 안고 자고, 동녀를 사랑하는 막내는 이를 막고자 하지만 역부족이다.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태도를 참다 못한 아들들은 '주름살을 펴는 데 좋다'며 송진을 선물하고, 아버지는 송진을 바르고 눈을 뜨지 못한다. 이 사이 아들들은 아버지가 숨겨둔 돈을 들고 달아난다.

연극 <봄날>은 계절의 순환을 통해 "인간의 욕망에 대한 용서와 화해의 손짓"을 보여주고자 했다. 연출에 연출가 이성열이, 극본에 작가 이강백이 참여한다. 연극 <허생전>, <동천홍> 등으로 연극계에 뼈가 굵은 배우 오현경과,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 <아일랜드> 등으로 관객의 눈에 익은 배우 이대연이 출연한다.

3월 31일부터 4월 17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02)814-167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