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를 시작으로 10년 이상 '서민극 시리즈'를 무대 위에 올려 온 극단 신화가 올해는 연극 <상계동 덕분이>로 서민극 시리즈를 이어간다.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연극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요즘, 조악한 연출과 극본은 흔하디흔한 신파극을 만들기 마련. 가족 연극이 대학로를 점령하는 이유를 가족 사랑이 그 빛을 잃어가는 세태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속칭 '팔리는' 이야기인 가족 이야기를 연극계에서 외면할 리 없다.

연극 <상계동 덕분이>는 연극과 텔레비전을 무대로 바삐 오가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일곱 번째 서민극 시리즈를 여는 극단의 연출력은 기본기에 충실하다. '팔기 위해' 조악하게 빚은 연극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채업자에게 이끌려 다니는 '두식'과 그런 남편을 두고 어렵사리 노래방을 꾸리는 '덕분'. 국가대표가 되어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 막내딸 '선희'와 이혼의 아픔을 겪은 큰딸 기숙.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며 역시 이혼 경험이 있는 '철진'. 이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함과 동시에 가족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현대 서민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연극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연출했던 김영수가 지휘하고, 배우 김재건, 정아미, 이경성, 이달형, 최준용, 정소영, 양동재, 한보람, 개그우먼 박보드레가 열연한다.

3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창조콘서트홀. 02)747-700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