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공연 천안함, 통큰치킨 등 사회현안 폭넓게 다뤄
공식참가작 부문에서는 얼마 전 '차세대 연출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선정된 <사라-0>과 지난해 '희곡아 솟아라'의 선정작 <만선>이 우선 눈에 띈다.
극단 드림플레이의 <여기, 사람이 있다>와 극단 竹竹의 <토란-극(土亂-劇)> 역시 높은 호응을 발판으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눈여겨볼 것은 이들 네 작품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이 모두 창작 초연작이라는 점이다. 공식참가작 부문에서 창작 초연작의 비중이 50% 수준으로 높아진 점은 창작극의 발전과 활성화라는 서울연극제의 취지를 잘 나타내주고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미래야 솟아라'를 통해 선정된 여섯 편의 실험적인 작품들은 제목처럼 앞으로의 연극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연극들이다. 5월 4일부터 닷새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가능성을 검증받은 작품은 내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부문의 참가 자격을 얻는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직․간접적으로 우리 사회의 현안들을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 로비의 결과 어린아이들이 희생되는 참극을 다룬 <전쟁을 로비하라>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등을 통해 긴장관계로 치닫는 남북관계와 진정한 평화의 길을 모색하자고 제안한다.
이어 공연되는 <보스, 오 마이 보스> 역시 '통큰치킨'을 비롯해 맷값 폭행사건, 비정규직, 무상급식, 구제역 문제 등을 폭넓게 다룬다. 공연 관계자는 "이 작품은 무엇이든 '빨리 빨리'를 외치며 현실의 문제들을 금방 잊어버리는 우리의 '냄비정신'을 되돌아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토론연극은 막이 내린 후에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된다. 개막작이 다룬 문제들을 포함해 아직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현안들을 놓고 관객과 두 작품의 연출가가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 것. 서울연극제는 이 시간에 '연극, 세상의 마중물이 되다'라는 이름을 붙였다.
축제 개막을 앞두고 지원 예산이 1억 원이나 삭감돼 논란을 빚었던 서울연극제는 심기일전하는 자세로 이번 행사를 더욱 뜻 깊게 재정비했다.
개막공연에 앞서 진행되는 개막행사에서는 '서울연극인의 날' 선언 및 행사 수익금의 3%를 기부하는 기부서약식을 치르고, 어린이날 즈음에는 종로구, 사랑의 열매, 한국연극인복지재단과 함께 저소득층 어린이와 연극인 가족 약 600여 명을 무료로 초청할 예정이다.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5월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열린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