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Landscape'
노란색의 숲과 붉은 나무에 빛바랜 청록색. 작가 오정희의 <숲의 노래를 들어라>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강렬한 색감이다.

통사적으로 숲을 그릴 때에 사용하는 청아한 녹색, 맑은 쪽빛을 버리고 다소 어두운 배경색과 나무에서 연상되지 않는 색으로 그린 숲의 형태는 전체적으로 풍경화라기보다 추상화의 느낌에 가깝다.

보편적이지 않은 색감 때문에, 첫눈에 들어오는 것은 숲의 굵직한 형태다. 단색으로 표현된 나무의 가지와, 보색으로 표현된 배경색은 숲의 단면을 뚝 잘라 보여주는 듯하다.

작가는 그러나 자신의 그림이 '회화적 풍경'으로 인식되기를 바랐다. 'Between of Landsape' 시리즈에서, 숲의 이미지는 스냅 사진처럼 역동적이나 또렷하다.

작가는 자연의 끊임없는 변화를 한 번에 표현하고자 했는데, 변화하는 숲의 이미지는 자연을 '자연스럽게' 담으려는 노력이자 현실세계의 고통을 숲과 자연을 통해 이겨내려 한 작가의 의도와 통한다.

색감, 역동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반복적인 숲의 형태도 눈에 띄는데, 평론가 이종호는 "극히 단순한 반복을 거듭함으로써 어떤 규범을 창출해 냄과 동시에, 규칙성을 부여함으로서 이야기의 흐름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복적이지만 활동적이고, 가까이에 있지만 일상과 다른 색감으로 그린 숲은 어떤 노래를 불러줄까.

전시는 4월 15일부터 5월 8일까지 샘터갤러리에서 열린다. 02)3675-373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