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작가 이수동의 봄 그림들은 동화책 삽화를 보는 듯이 따뜻하고 부드럽다. 갓 피어난 꽃과 키 큰 나무, 작은 집과 조용히 떠 있는 조각배를 그린 풍경은 여유롭고 밝다.

그림 속 날씨는 언제나 맑고, 꽃은 여린 빛을 뽐낸다. 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맑은 색채는 생명의 태동을 알리는 듯하고, 그림에 손을 대면 꽃망울이 톡 터질 것 같다.

평화롭고 고요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현기증이 날 듯한 이 계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듯…나들이 합니다'는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현기증이 날 만큼' 사랑하는 봄을 어떻게 그리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심오하고 무거운 이야기들을 제치고, 단순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있을 필요가 있다. 세상은 두렵고 무섭지만 차가운 계절이 지나면 언제나 벚꽃과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는 봄이 온다.

현실을 쫓아 뛰다 주변의 생생한 풍경을 놓치고 회색빛의 세상만 읽곤 하는 현대인들에게 작가 이수동의 <봄나들이>전은 주변의 작은 풍경과 식물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단초가 된다.

1959년생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동심의 세계를 잘 표현한 작가 이수동은 특유의 따뜻한 회화체로 <토닥토닥 그림편지> 등을 출간한 바 있다.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따사로운 볕을 내리는 봄, 그림에서 한 번, 시간에서 한 번, 몸으로 한 번 맛보자.

4월 13일부터 4월 30일까지. 갤러리 송아당. 02)725-671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