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LED로 연출된 무대 배경은 때에 따라 황룡사가 되기도 하고, 천체가 되기도 하고, 해골 무덤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입이 벌어지는 무대 효과를 천 석 이상의 대규모 극장에서 펼친다. 이지훈, 선우 등 호화로운 배우 캐스팅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비주얼에 가려 뮤지컬의 질이 떨어질까 염려한다면 오산. 자칭타칭 '드라마 왕국' MBC의 창사 50주년 특별 기획이다.
연출가인 김승환PD는 "원효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 같은 광적인 천재이고 목숨 바쳐 열정적 사랑을 쫓는 <타이타닉>의 디카프리오 같은 인물"이라며 새로운 해석을 내밀었다.
7세기 신라를 배경으로, 승려 원효의 일대기를 다뤘다. 춘추의 딸 요석은 원효를 동경하여, 원효의 설법을 따라다닌다. 이 와중 당나라 사신이 진덕에게 금강삼매경의 해석을 부탁하고, 진덕은 이를 위해 원효와 의상을 당나라로 유학 보내고자 한다. 요석은 눈물을 흘리며 이들을 가로막지만, 원효는 유학길에 오르고 만다.
그 뒤 유명한 '해골물 깨달음'을 얻고 다시 신라로 돌아온 원효. 신라의 시장을 떠돌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던 원효는 요석을 찾아가 스스로 파계하고 승복을 벗는다. 다른 선택을 한 그의 앞에 험난한 운명이 펼쳐지는데.
4월 22일부터 6월 12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02)789-4883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